민들레 한 송이가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토끼는 민들레에게 다가갔다.
민들레는 틈에 끼어 날지 못하고 있었다.
토끼는 민들레를 안고 함께 걷기 시작했다.
기찻길을 지나
돌담을 지나고
바람개비를 타고
기계로 이루어진 산을 지나
바다를 헤엄쳐
사방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없는 미로를 지났다
아무도 없는 버려진 작은 섬에도 들렀다가
캄캄한 어둠 속에 빠졌다.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고
모든 가로막는 것들을 지나서
그곳에 도착했다.
토끼는 다른 꽃들처럼 민들레를 떠나 보냈다.
민들레는 토끼에게 인사했다.